'광복 80주년 특별기획 - 한민족 디아스포라, 머나먼 여정'의 첫 번째 이야기 배경은 중앙아시아입니다.
심청전, 흥부놀부전, 별주부전에 구미호 이야기까지. 거의 100년 가까이 우리 전통극을 무대에 올리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느 전통극장 이야기일까요?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5천km나 떨어진 머나먼 중앙아시아의 나라 카자흐스탄에 있는 '고려극장'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라진 또 다른 아리랑을 만나기도 했던 이번 편의 제목은 '카자흐 아리랑 - 100년을 이어온 노래'입니다.
■ 사라진 또 다른 아리랑을 만나다
KBS가 찾아낸 1940년대 구소련 다큐멘터리는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가락으로 시작합니다. 분명 '아리랑'인데, 국내 전문가들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곡조였습니다.
이 '카자흐 아리랑'을 부른 사람은 고려극장의 1대 춘향이었던 '이함덕' 선생이었습니다. 1932년 연해주에 설립됐다가 1937년 고려인 강제 이주와 함께 카자흐스탄으로 온 고려극장. 그곳에서 '국민배우' 칭호를 받던 이가 사라질 뻔한 노래의 소중한 기록을 남겼던 겁니다.
고려극장은 강제 이주 이후 100년 가까이 카자흐스탄에서 우리 공연을 해온 극장입니다. 그 위상도 남다릅니다. 그냥 고려인들만을 위한 극장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국립극장'으로 국가에서 배우들을 뽑고 운영합니다.
카자흐스탄은 130개 민족이 어우러져 사는 곳이지만, 소위 '아카데미'라는 명칭이 붙는 소수민족 극장은 아주 드뭅니다.
■ 주요 기업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고려인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인구는 12만 명입니다. 전체 인구의 1%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갖는 의미는 강력합니다.
카자흐스탄 1위 기업으로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핀테크 기업 '카스피'의 설립자도 고려인이고, 포브스 선정 주요 경제인을 꼽으면 20% 정도는 고려인 사업가들입니다.
카자흐스탄의 경제 중심지인 알마티의 3대 랜드마크 건물을 지은 사람이 모두 고려인들이라고 하면 할 말 다했습니다.
소수민족의 고려극장이 왜 '아카데미 국립극장'의 지위를 가졌는지, 그리고 그들이 지켜온 우리 민족의 힘이 카자흐스탄 내 고려인들에게 어떤 의미와 힘으로 작용해 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광복 80주년, 머나먼 타국에서 100년 동안 우리 것을 지켜왔고, 또 현지 사회에서 강력한 집단으로 성장한 '고려인'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방송일자: 2025년 3월 4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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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이승철
촬영 : 김민준 김재현
편집 : 성동혁
취재지원·리서치: 김예진 백은세
조연출 : 최명호 김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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